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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택견, 쿵후를 누르다

김남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1.29 09:26

수정 2011.11.29 09:26

‘fn스트리트’ 택견, 쿵후를 누르다

택견 또는 택껸은 우리 민족의 전통 무예이자 민속놀이다. 삼국시대에는 지배계층이 즐겼던 보편적인 무예이었고 고려시대에는 민속경기로 성행했다.조선시대에는 무과 시험과목이자 군사훈련에 필수적 이었다.당연히 택견은 왕실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 씨름과 같은 민속놀이로 즐겼다.

이런 택견이 대중화에서 멀어진건 일제시대다.일본이 우리 민족 고유의 무술이라는 이유로 택견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광복이후에도 택견은 검도와 태권도 등에 밀려 사라질 위기까지 몰렸다. 다행스럽게도 송덕기(1928~1987)에 의해 전승돼 전통 무예로서 새롭게 대중화의 길을 열었다.택견협회,택견원형보존회, 한국 전통 택견회 등 택견단체들은 모두 '송덕기 택견'에 뿌리를 두고 있다.

택견이 28일 세계 전통무예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의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를 인정받았다.중국의 전통 무술인 쿵후는 자진 철회해 이번 등재에서 제외됐다.택견의 판정승이다.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된 전통무예로 전승자들간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며 그 대표 목록 등재는 전 세계 유사한 전통무예의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보존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택견은 방어기술은 거의 없고 공격기술을 구사한다. 태견은 상대방을 강하게 가격하는게 아니라 밀고 당기고 걸어서 넘어트려 단번에 제압한다.손 보다는 발을 많이 쓴다.공격은 상대방을 다치지 않으면서 제압하는데 역점을 둔다. 칼과 창 등 각종 살상무기까지 동원해 공격과 수비를 격렬하게 펼치는 쿵후와는 전혀 다르다.

특히 고정된 세 지점을 밟는 이른바 품밟기로 상대를 발로 차 제압하는 기술은 묘품이다.그 기술은 아주 유연하고 탄력적이다. 마치 강물이나 구름이 흘러가듯이 자연스럽다.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고 리드미컬하다.무예가 춤사위와 리듬이 어울려 예술로 승화된 모양이다.

이제 택견이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세계인의 무예이자 놀이문화로 보급시켜야 한다.이미 세계무술축제와 세계택견대회 등을 통해 세계 무술인들에게는 택견이 낯설지 않다.
택견전수관 등 관련 인프라가 상당히 구축된 상태다.그렇다면 택견의 글로벌 브랜드화는 예능 보유자와 애호인들이 얼마나 원형보전과 보급에 힘쓰느냐에 달려 있다.
세계인의 무예로 발전한 태권도의 저력이 택견에서도 발휘되길 기대한다.

/ink548@fnnews.com 김남인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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